고혈압 정의
혈압이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합니다. 혈압을 읽을 때에는 수축기 혈압(최고혈압)과 확장기 혈압(최저혈압)으로 나누어서 읽습니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고, 확장기 혈압은 심장이 확장(이완)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입니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30%가 이러한 혈압이 높아진 증상인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혈압의 범위는 수축기 혈압이 120mmHg 미만이고, 이완기 혈압이 80mmHg 미만입니다.
그 이상은 혈압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3단계로 나누어집니다.
고혈압 전단계는 수축기 혈압이 120-129mmHg이고, 이완기 혈압이 80mmHg 미만입니다.
1기 고혈압는 수축기 혈압이 130-139mmHg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0-89mmHg입니다.
2기 고혈압는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입니다.
보통 혈압은 노년층에서 빈번히 발생하므로 젊은 나이에 고혈압으로 진단받는다면 이차성 고혈압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쿠싱병, 갈색세포종과 같은 내분비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특수 혈액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신혈관 이상, 부신 종양, 부신 비대 등을 감별하기 위해 부신 CT 검사나 복부 초음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차성 고혈압의 경우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원인 질환을 감별해야 합니다.
원인과 증상
고혈압의 90% 이상은 본태성 고혈압(1차 고혈압)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나머지 5~10%는 원인이 명확한 이차성 고혈압에 해당합니다. 고혈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본태성 고혈압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해 유발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모여서 고혈압을 일으키는데, 이 중에는 유전적인 요인(가족력)이 가장 흔하며, 그 외에 노화, 비만, 짜게 먹는 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이 있습니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유전)
② 흡연
③ 고지혈증
④ 당뇨병
⑤ 60세 이후 노년층
⑥ 성별(남성과 폐경 이후 여성)
⑦ 식사성 요인 : Na, 지방 및 알코올의 과잉 섭취, K, Mg, Ca의 섭취 부족
⑧ 약물 요인 : 경구 피임약, 제산제, 항염제, 식욕억제제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신체검사나 진찰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고혈압은 ‘소리 없는 죽음의 악마’라고 할 정도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혹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두통이나 어지러움, 심계항진, 피로감 등의 혈압 상승에 의한 증상을 호소합니다. 코피 나 혈뇨, 시력 저하, 뇌혈관 장애 증상, 협심증 등 고혈압성 혈관 질환에 의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차성 고혈압의 경우 종종 원인 질환의 증상을 호소합니다.
두통이 있는 경우에도 혈압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혈압 때문에 두통이 생기지 않고 두통 때문에 혈압이 올라갑니다. 따라서 두통이 있으면 혈압보다 두통을 먼저 조절해야 합니다.
흔히 목덜미가 뻣뻣하면 혈압이 높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목이 뻣뻣해지고 그로 인해 혈압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이 뻣뻣할 때는 다른 이유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고혈압이 치료되지 않고 지속되면 심장병(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증, 신부전, 동맥경화, 시력손실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방과 관리
고혈압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변화가 중요합니다.
총 염분섭취량 제한해야 합니다.
소금 섭취량은 혈압 상승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소금 섭취량을 하루 2mg 이하로 줄이는 저염 식이를 실천하면 고혈압 전단계나 고혈압 환자 모두 혈압을 낮출 수 있습니다. 저염 식이는 단순히 싱겁게 먹는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싱겁게 많이 먹거나 짠맛을 단맛에 가려서 먹는 것은 염분섭취의 총량을 증가시키므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없습니다.
스트레스 해소해야합니다.
사회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고혈압의 위험을 높이는 환경 요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스트레스로는 현대문명의 빠른 변화와 정보의 폭발적인 증대, 직업, 인간관계, 일상적인 스트레스 등이며 현대에 사는 것만 해도 인간에게는 스트레스입니다.
각성제나 우울증 치료제 등의 약물이나 게임, 도박 등의 중독성이 있는 활동에 빠지기보다는 운동과 이완요법 등의 건전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며 과스트레스(overstress)나 정신적 탈진상태(burn-out)가 지속되면 의사의 상담을 받는 것이 추천됩니다.
적정체중 유지해야합니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고혈압뿐만 아니라 당뇨병,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이 복합적으로 높아집니다. 반대로 과체중이나 비만 환자에서 체중감량은 이 모든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꾸준한 운동을 합니다.
걷기, 빠르게 걷기, 뛰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거의 매일 적어도 20~30분간 실천하면 혈압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을 중단하면 다시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운동에 의한 혈압강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절주 또는 적당한 음주를 해야 합니다.
과도한 음주는 고혈압의 발병위험을 증가시킵니다. 한 번에 3잔 이상의 음주는 일시적인 혈압상승을 유도하며, 반복적인 폭음은 장기적으로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매일 하루에 2잔 이상 술을 마시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며, 하루 5잔 이상 마시면 그 위험은 매우 높습니다. 단, 여성의 경우 하루 1잔, 남성의 경우 65세 이하에서 하루 2잔 이하, 65세 이상에서 하루 1잔 이하의 적절한 조절 음주는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코올은 칼로리를 가지고 있어 원하지 않는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혈압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제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소주나 맥주 1잔은 약 100kcal 정도 됩니다.
과도한 음주자가 중간 정도로 음주량을 줄였을 경우 수축기 혈압은 2~4mmHg, 이완기 혈압은 1~2mmHg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일, 야채, 식이섬유 섭취합니다.
과일이나 야채 등에 풍부한 포타슘 섭취가 부족해도 혈압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면 혈압을 낮추고, 고혈압의 발병위험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혈압을 낮추기 위해 엄격하게 채식 위주의 식단을 고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도 혈압을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추천되는 하루의 식이 섬유량은 20~35g 정도입니다. 현미나 보리밥, 야채나 과일 등이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약물요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은 고혈압 전단계부터 높아지지만, 이런 단계의 사람들에게 미리 항고혈압제를 투여해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뇨병, 만성 신질환, 또는 이미 심혈관계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고혈압 전단계부터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고혈압 전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은 적어도 일 년에 한 번 이상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하고, 자가혈압측정은 더 자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이 정상이라면 2년에 한 번 이상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으므로 적어도 30분 이상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측정되어야 하며, 측정 전에 과도한 활동, 음주나 흡연 그리고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의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